포근한 우중雨中 산행...영덕 달산 갓바위산
<산행요약>
ㅁ 언제? ☞2009년11월29일(日)
ㅁ 누구누구? 경주산악회 번개산행
☞ 꿈꾸는도마,황산,꽃든남자,꽃안든남자,나옹임다,
서리꽃,산마실,보름달
ㅁ코스는?
☞ 영덕달산면 용전리 용전초등학교(폐교)=>용암사 표지석=>가빠골저수지(용전지)
=>산불초소=>망봉=>시루봉=>움막터=>갓바위=>대궐령=>별바위(낙동정맥)갈림길
=>신선봉=>촛대봉 직전 갈림길=>용전리=>용전초교
ㅁ 소요시간 및 거리
☞ 총 소요시간(휴식 시간 포함) : 약5시간
- 진행속도 : 그냥 그렇게...
ㅁ 산행만족도? ☞ 대만족
ㅁ 주요 사항
☞ 운무가 심하여 먼풍광이 아쉬웠지만..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기운이 좋은 코스
☞ 체력적 부담이 크지 않아서 초보자도 크게 무리없는 듯
☞ 망봉과 시루봉 이후 송이움막터에서 갓바위로 진행되는
사면길은 운치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희미함
(표시기가 심심챦게 걸렸슴)
☞ 갓바위에서 대궐령으로 오른 후
남향으로 진행하다가 낙동길을 버리고
좌측 갈림길을 타야 하는데..
주의해야 할 지점..
<산행기>
처남 결혼식...워크샵..등등의 분주한 주일 일정 때문에
호거대 능선 번개 후 한달만에 날을 잡았다.
가는 날이 장날..
전날 오후 부터 내리던 비는..
몇몇 사람들에게 토요일 밤을 술집에서 보내게 했다..
그러나 손님이 없을 것 같던 예상은(바램 반, 아쉬움 반)
놀라움으로...
약속장소인 강동면사무소 앞의 칠칠다방 앞에는
도마를 포함하여 8명이
환하게 웃으며 나타났다..
"그냥 찜질방에 가서 노닥거립시다.."
농을 던졌는데..
대부분 뭔가 실망하는 듯한...ㅎㅎ
사실은 전날 황산에게 전화를 해서
비가 많이 오면
산골 초가에 茶 얻어 마시러 가자고 했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보고 문자 넣겠다면서..
이른 아침 비는 여전히 애매하게 내렸다..
일단 현장까지 가는 것이
옳을 것 같아 신청자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아예 포기하고 늦게 까지 푸욱 자고 있는 한 분을 제외하고는
다들 설레임으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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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의 승용차에 나눠타고 출발..
화전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비울거 비우고
비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08:53
강구에서 옥계방향으로 좌회전 후
좌회전 하면 옥계(팔각산)·얼음골·청송으로 갈 수 있는 914번 도로 갈림길에서
우회전하여 용전리로 향하게 된다..
09:34
폐교되어 잡초가 무성한 용전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 주차를 하고
비닐 우의로 갈아 입으며 산행 채비를 서두른다..
다들...비가 와서 난감하다는 표정은 전혀 없다.
경주 남산 이외엔 산행을 해본 경험이 없다는(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처음 동행하는 보름달님과 서리꽃님 또한
기대가 부풀어 있는 듯..
09:39
오늘 코스는
도마가 경주산악회 님들에게 강추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몇번 산행 공지를 올렸지만..
사정이 생겨 취소를 했었다..
그러다가 얼마전 검은표범님과 2010년 시산제 산행지를
물색하던 중...
도마가 추천한 갓바위산으로 잠정 결정했다..
동절기엔 입산금지가 다반사라..
답사로 역코스를 할지 다른 코스로 진행할지
사전 현장 점검이 필요한 바..
개인산행을 가장하여 공지를 올렸다..
용암사 입구 표지석을 지나자 마자
산불감시 초소가 떡 버티고 있다..
허걱..그렇다면 역코스로???
그러나 지킴이가 없는 산불감시 초소를 지난 잠시 후
산비얄에 걸린 입산통제 프래카드를 본 후
안도의 한숨을...
입산통제 기간이 봄철 3/1~4/30, 가을철 11/15~12/15
시산제 산행 예정인 1월엔 해당사항이 없다..
09:53
콘크리트길을 따라 갓바위골로 들어가는 것...
고즈녘한 산골의 풍경이 편안하고..
오름질 전에 워밍업하기 그만인데..
오늘은 은은한 운무가 산골을 감싸고 있어
그 정취가 신비롭기 그지 없다..
참으로 깨끗하여 속세를 벗어나는 길인듯하다..
09:54
09:56
용전초교에서 20분 정도에 용전지(가빠골저수지)를 지나게 된다..
우산쓰고..우의입고..담담하게..차분하게 걷는 기분..
뜨뜻한 방 구들목에 배깔고 누웠다면...???
내질러 감행하기를 참 했다 싶다..
10:08
용전지에서 칠분 정도 더 골짜기로 콘크리트길로 계속 따르면..
용암사 경내로 더 이상 차가 진입할 수 없다는 작은 안내판과 더불어
주왕산국립공원 안내판이 있는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신선봉을 경유하지 않고
망봉과 시루봉...그리고 갓바위만 도는 코스를 설정한다면
이곳에 주차해도 무방하다..
승용차 서너대 쯤은 주차할 수 있다..
10:15
산불감시 초소뒷쪽 논두렁..또는 용암사 쪽으로 10여미터만 진행하면..
물길 건너로 시그널이 걸린 것이 보인다..
비가...
차갑지도 않고
한여름의 소낙비 처럼 무겁지도 않다..
산길 또한 질퍽하지 않아..
산행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산불감시초소에서 10여분 만에 능선마루에 오른다..
능선은 돌패산을 지나 아랫입암 마을까지 흘러 내리고
또한 산길 또한 희미하지만 나있기에..
좀더 길게 돌자면..
용전초교에서 아랫입암마을 뒷비얄의 산소쪽을 들머리로 해서
돌패산을 경유..크게 돌아도 될듯...
비오는 날이라...
따로 가다를 잡지 않아서인지..(폼을 잡아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쫌 없어 보인다..
10:28
보름달님...
언뜻 보기에 꼭 어린 동글이님 같아 보여서
동글이님 동생 같은 보름달님...
오는 길에 멀미를 해서 인지
많이 힘들어 한다..
그러나 척 보면 알 수 있는 깡다구..
그것 떄문에 완주는 무난해 보이더라는...
보름달님의 호흡이 돌아 올 때를 기다렸다가
10여분 다소 급한 오름질 후에
삼각점인 박힌 곳에 오른다...
여전히 보름달님의 상태가 거시기 하여
운무 가득한 주위 풍광을 살피며 다시 한참을 쉬어 준다..
오늘 같은 날은
가리워졌으나 더 멀리 보이는 듯하고
더 깊이 느껴진다..
10:42
삼각점峰 이후의 능선은
고만 고만하게 오르락 내리락 할 뿐
호흡이 급하지 않아도 된다.
해서 보름달 님의 표정도 한층 밝아 지고
함께 한 님들 또한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산기운에 힘입어
몸과 마음은 구름에 올려도 될 만큼 가벼워 진다..
10:56
이제...내가 나무가 된듯...내가 바위가 된듯...
생각을 비우는 시간이다..
山...
산에 오르는 것 보다
내 마음을 쉬이 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까?
운무 가득한 산중에 있으면..
마음을 잡으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생각의 끈을 잡고 있는지 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그냥...가만히 서있고
그냥...가만히 걷는 것이 전부다..
10:58
'우와~~~'
'허~~'
탄성 한 번 길게 내쉬고 한숨 하번 길게 내쉬고..
11:05
간간히 미끄러운 길을 조심해야 하지만
길은 편하기 그지 없다..
11:08
옅게 운무를 살짝 걷어 내면..
같은 바위지만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 준다..
역시 감동이다..
11:11
틈바위??
11:21
그냥 느끼기...
11:23
개념도에 표시된 거리 보다 훨씬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산의 기운을 이기지 못해서 일까?
폐비닐하우스 같은 송이 움막터을 지나자 마자
길은 능선을 따라 계속 직진하는 길(표시기 한두개)도 있고
좌측 사면을 돌아나가는 길(표시기 多)도 있다..
직진하면 곧바로 낙동정맥을 접속하게 된다..
갓바위를 경유하기 위해선
좌측길로 사면을 따르는 길을 택해야 한다..
11:32
사면길은 상대적으로 주능선의 길보다 희미했다..
낙엽으로 뒤덮혀 자칫 발목을 접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산중에서
간간히 짐승길 같은 희미한 길을 따라 도는 것 또한
별미 중에 별미다.
사면길은 갓바위능선에 이르러 다소 급하게 변한다..
송이 움막터에서 약 20분만에
갓바위에 도착...
11:52
갓바위 둘레에 비 피하고 바람 없는 곳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좀더 진행하다가..
비오는 날...아지트가 따로 없을 것 같아
산소의 한켠에 자리 잡았다..
산소가 있는 곳이 곧 명당이지만..
비가 내리는 날
밥먹을 때가 가장 고생이지만..
이또한 추억으로 오래 남겠지..?
12:00~12:19
빗방을 떨어지는 속도 만큼 빠르게
후다닥 점심을 해치우고
보온 병에 넣어온 따뜻한 물과 커피로
속을 데우고 곧바로 출발...
12:35
대궐령은 갓바위에서 10분 거리다..
대궐령의 전설이 있지만
각자 찾아 보기 바란다..
갓바위와 영덕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운동장 만큼 넓은 이곳에서
아주 오랜 옛 사람들은
뭔가를 했어도 했을 것이다..
12:39
기념사진은 맑은 날엔 갓바위와 영덕 앞바다를 배경을 찍는 것이 좋겠지만
날이 날인 만큼..그냥...
왼쪽 부터..
서리꽃, 황산, 꽃든남자, 꽃안든남자, 보름달, 산마실, 나옹임다..
그리고 찍사는 꿈꾸는도마..
증명사진만 찍고 곧바로 남쪽으로..별바위쪽으로 진행하다가
얕고 짧은 오름길 후에 낙동길을 이탈하여
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르게 된다..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하산 능선길도 매력적이다..
오름길에도 소나무가 많아
비가 오는 날씨에도
기운이 습하지 않게 느껴졌지만
내리는 능선 또한 마찬가지다..
12:54
초반에 힘들어 했던,
그래서 다음 부터는 따라 다니지 못하겠다고 했던
보름달님은 후반에 힘이 넘치는지
오랜 친구인 서리꽃이 놀랄 정도로
걸음이 가볍다..
신선봉의 바위 또한
입이 딱 벌어질 만하다..
13:16
신선봉에서 내리는 길의 방향은
덕산리 방향이 아닌가..잘못 내리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약간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게 되고
길 또한 희미한 것 같아 멈칫하게 된다..
촛대봉 직전 돌무더기 있는 곳에서
시그널은 용전리 방향의 계곡으로 인도한다..
사진의 이곳..
이곳에서 큰일 날뻔했다..
비가 와서 발아래 돌이 빠져 버린 것이다..
도마 머리통 만한 제법 큰 돌이
저만치 앞선 보름달님 쪽으로 인정사정 없이..
굴러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일순....
"보름달님!!! 돌...."
그 외엔 어떠한 것도 할 수 없이
완전히 쫄았다..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곳..
확율은 50%..
다행히 재치 있는 보름달님이 등뒷쪽에서
멧돼지 돌진하듯 굴러내리는 소리를 듣고
왼쪽으로 피했고 돌은 스치듯 오른쪽으로 날라서 나무에 부딛혔다..
보름달님이 정말 고마웠다..
자칫 도마는 과실치상으로 경찰서 신세를 질뻔했는데...
13:31
하산완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당초 예상소요시간을 다섯시간을 알렸지만..
날이 맑았다면, 노닥거리는 시간이 많아 좀더 걸릴텐데..
날씨가 날씨인지라 휴식시간이 거의 없다 보니...
산아래 마을이 저만치 보이는 곳..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13:38
남은 간식을 다 꺼내는데..
이 사람...
추운 것이 가장 무서워..
옷을 겹겹히 껴입고 온 이사람...
점심 먹을 때 반찬을 색 가득 가지고 왔던 이 사람..
애시당초 그 많은 것을 어떻게 집어 넣었는지..
다 비운 반찬통을 다시 집어 넣기 어려울 정도다..
15년 지기인 보름달님고 서리꽃님
색깔이 다른 두 분..
두분다 참 재밌는 분이다..
앞으로 경주산악회를 시집 삼아
다른 곳은 기웃거리지 말고
한달 한두번은 꼭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쉬었던 전망대 이후
사면을 미끄러지듯 내리는 곳..
오늘 코스 중 가장 피곤한 곳이다...
13:59
미끄럽게 흐르듯 내리는 것도 잠시..
묵정밭이 널려 있는 임도에 내린다..(14:08)
임도 한켠에 있는 큰 바위 ..
이끼가 유난히 파랗다..
봄날 봄비 맞으며 산행한 듯한 기분이 든다..
호기심 많은 산마실님과 황산이
바위 아래 뭐가 있나 들여다 보긴 봤는데....
풀린 호기심은 실망...ㅎㅎㅎ
언급하기 찝찝한 뭔가가..
14:08
산행을 완료한 듯..개운하다...
우중 산행을 제법 하긴 해봤지만..
오늘 같이 포근한 날은 없었다...
가을이 끝난 11월의 마지막...
14:40
산과 들도 성가심이 끝나서 일까?
오히려 편안하고 따뜻했다..
비가 내리고 운무가 짙어 눈을 가리고 머리를 가렸지만..
맑은 날 보다 더 따뜻했던 우중산행
비록 마을의 닭장을 보며
푸욱 삶은 토종닭 백숙과 쩔쩔 끓는 구들목이 간절히 생각 나기도 하지만....ㅎㅎ
14:39
거의 다섯 기간 만에 용전초교로 원점 회귀했다(14:41)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았다...
강구로 가서 대게를 먹기도 그렇고
경주까지 가봐야 아직 배고프긴 이를테고..
해서 죽장으로 향했다..
죽장에 있는 산장..
차도 팔고 막걸리도 팔고 찌짐도 파는 산높은 곳에 있는 산장...
16:05
님들과 함께 하는 산행...?
혼자 하는 산행...?
매번..짬뽕을 먹을까..짜장면을 먹을까...고민하는 것처럼
망설이게 되지만..
혼자든 여럿이든..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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