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돌을 툭툭차면서 생각하기

어머니의 아침(서동수님)

황산(黃酸) 2007. 7. 14. 00:26

 

 어머니의 아침 

 

 식구들의 잠 깊은 강을 건너

 등불을 켜는 어머니의 아침은

 늘 축시였다.

 낮게 웅크린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을 짓는 동안에도

 작은 기도 소리가 들리고

 따스한 손길로 만드시는 몇개의 도시락엔

 들에 콩을 심으시는 마음으로

 모정을 꼭- 꼭 누러 심으셨다.

 싸리빗자루로도 쓸려가지 않는

 가난의 모래알들을 털어내는

 20년 어머니의 행상길.

 어둠이 뒤를 밟거나

 달빛이 긴 그림자를 만들며 함께

 걷고 하였다.

 바람이 솔숲을 울리고 비가

 황토에 마마자국을 남기는 날에도

 하얀 무우 몇 단과 푸른 배추 몇 포기의 희망이

 어머니 머리위를 떠나지 않을 때

 내 눈에는 지울 수 없는 큰 강이 흐르고

 나는 한 그루 느티나무로 자라리라

 다짐했다.

 

1993년 여름쯤  가스신문에 실린  서동수님( 당시 (주)대양가스) 시...

가스신문을 스크랩하여 어느 책에 끼워 넣어 두었는데, 14년이 지난  몇일전에 우연하게

책정리를 하다 찾았습니다.

詩 내용이 우리어머니와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