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스크랩] 가을이 뚝뚝 떨어지던 황석,거망산

황산(黃酸) 2007. 10. 29. 00:20

2007년 10월 21일 셋째일욜

경주산악회 정기산행에....

날씨 : 청명한 하늘에 전형적인 가을날씨

코스 : 우전리 - 피바위 - 황석산 - 거망산 - 태장골 - 사평 - 용추사 - 주차장

함께 한 이 : 경주산악회 정,카페,일일 회원님들과 (46명)

산행시간 : 휴식,점심식사 포함 6시간 20분

 

 

 

정말 오랜만에 정기산행을 다녀온것 같다.

그러구 보니 7월에 두타,청옥산 산행이후 첨이다.

8월달은 청도 쌍두봉으로 단합대회겸 짧게나마 산행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폭염때문에 계곡따라 잠시 걸었다 온 것이 전부이고 지난 9월 대야산은 비가 내려

문경 석탄박물관과 고모산성으로 우회한 가을소풍으로 산행을 대신했었고.....

그동안 개인적으로 쉬지않고 여기저기로 산행이야 쭈욱 했었지만

한달에 한번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산악회 정기산행일이 기다려질때도 있다.

 

 

 워낙에 요즘 비가 잦아서 혹시나 하고 전날밤 창밖으로 올려다 본 하늘엔 하얀반달이....

아홉시 지방뉴스에선 국제 마라톤 경기때문에 내일 아침 7시 30분터 황성공원 앞

도로가 전면 통제가 된다고 했다. 집결시간이 7시라 상관은 없을것 같지만

그래두 좀 일찍 서둘러 나가야겠단 생각을 하고 베낭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반찬이며 간식꺼리를 싱크대위에다 얹어 놓고 잠자리에 든다. 

당일 아침.....

너무 일찍 일어나 꼼지락대며 여유를 부리다 오히려 늦을뻔하고...

다른때와 다르게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오늘 황성공원은

더 부산함으로 아침을 열고 있었다.

곧 시작될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느라 거리엔 교통경찰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주차를 하기위해 줄을 지어 드나드는 차들을 뒤로하고 7시 8분에

버스는 북적대는 황성공원을 빠져 나온다.

경주를 벗어나 세시간여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경주에선 지금쯤 마라톤 대회가 한참 진행중이겠지....

하늘은 금방 푸른물이 뚝뚝 떨어질것 같고 살랑살랑 코끝에 닿는

바람의 내음은 진한 가을향이 묻어있다.

30여분 임도를 걸어 왔나보다..굳어진 근육이 풀렸다 싶을즈음

임도를 버리고 본격적인 들머리인 숲속 등산로를 타기시작하고...

산비알 전체가 하얀 바위로 미끄럽게 뻗은 피바위...

여인네들의 피맺힌 한이 서려 있다는 그 피바위를 지나 전망대에 올라 섰다.

(솔직히 산행땐 안내글은 그냥 지나쳤고 동초님의 사진에서 피바위의 유래를 알았다..ㅋㅋ)

아직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진 않았지만 능선위엔 붉은빛으로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걸음한걸음 숨을 고루어 가며 된비알을 올라 황석산성에 도착...

제일 먼저 성곽에 올라선 감산대장님..

 숲으로 가려져 있던 하늘이 환하게 열리고 사방으로 멋진 풍광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오랜만에 함께하신 경신님께서두 환하게 밝은 얼굴로...

찌든 공해속에서 벗어나 이렇게 맑고 싱그러운 공기 넘 좋으시죠?...ㅎㅎ

 티하나 없는 파아란 하늘에 하얀깃털 하나가 동동 떠다니고

그 깃털이 손에라도 잡힐듯  바위에 높이 올라선 대장님과 초록마을님 그리고 백합할머니...

새로 복원한 성곽을 밟고 올라와 원래의 성줄기인 암릉을 따라

조심조심 정상으로 건너가는 님들...

원래 등산로를 따라 오면 밧줄을 타고 바위를 올라야 정상석이 있다.

카메라를 보고 경신님께서도 팔을 번쩍 들어 올리시더니 뒤에오는

장군님의 모션을 보구선 얼른 팔을 내려버리신다..

아마도 본인을 조준한게 아니라 생각하시고 그러셨지 싶은데

그 모습이 얼마나 잼있던지...

 앞사람이 줄을잡고 올라가는 사이 건너다 본 북봉...

기다랗게 연결된 성줄기가 능선을 따라...

며칠전 다녀오신 설악산에  눈을 다 버려서(?) 별로 좋은 줄도

모르겠다 하시던 방랑시인 길동무님....

그러니까 후줄그레한거 부터 드시랬더니 꼭 때깔좋은거 부터 드시더니~ㅎㅎ

정상에 올라서서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을 즐긴다.

 

 능선에 누운 가을빛.....

 가야할 능선을 뒷 배경으로 한사람씩 돌아가며 증명사진 촬영...

은송님은 解産(?)달이 얼마 남지 않으셨나 보네...^^

담 산행때 뵈면 맞아 죽었다 이제...

 

인간은 변하고 세월도 흐르고 내일 다시 이곳을 찾는다고 해도

이 순간 이 느낌과는 또 다르겠지....

남는것은 사진뿐이라 했었나..

광대한 피사체를 담기엔 손바닥만한 카메라가 너무 작기만 하고....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각각의 모습들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가슴벅차 오르는 희열을  두팔벌려 온가슴으로 느껴보기도 하고... 

한참을 그렇게 정상에서 머문다...

 

 황석산 정상의 전용 사진사 동초님....

정상석앞에 아예 자리를 펴고 앉아 횐님들의 증명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멋있고 까쌈한 사진만 좀 골라 올려달라고 늘 부탁하지만

머 생긴 그 자체가 멋인데 역광에 시커멓게 좀 타면 어떻노....ㅎㅎ

정상으로 올라갔던 바위를 타고 다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다시 거망산으로 향하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횐님들...

먼저 일어서 북봉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황석산 정상이 피라미드처럼 앉아 있다.

그리고 북봉의 산거북이.....

북봉 정상보다 조금 아래에 앉은걸 보니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중인가....

  

다시 뒤돌아 본 황석산...

산거북이 목덜미위에 선 백합님...

 

 거북이 입과 황석산이 입맞춤이라도 하려는 듯 .....

거망산쪽은 제법 단풍색깔이 보인다.

 

억새,하늘,구름,단풍........

아~  가을

 가을과 함께 선 초록마을님.....

모자랑 셔츠 새로 하나 구입하셨나 보네...

모자는 꼬오롱,셔츠는 쁠랙야꾸.....

셔츠가 색깔도 포르무리항기 겐찬네... 디자인도 게안코 흠~

쫌 비싸겠제.....

그카고 참~!!! 이번에 차 바꾸셨다는데 로체로......

시승식은 안 하실라 카능강.....

자동차에 대해선 전문가이신 경신님 말씀으로는

렉스턴이 훨 좋다카던데 와 바꾸셨는공~ 

 에긍~ 전문가이신 경신님 얼굴 역광이라 다 버려놨데이~

찍사가 쫌 션찮네.....

모델을 세울때 위치를 잘 보고 들이대야 되는긴데 이래가사 무씬...쯧쯧쯧~

백합 할머님은 입을 좀 다무시지.. 거망산 하루살이 다 드시겠다...ㅋㅋ

 

즐거운산행님...

뭐 대충 요정도면 게안치 시푼데 진아 생각만 그런거 아잉가 모리지....

 

 지장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억새군락지에서...

은송님과 경신님이 먼저 앞서가며 손을 흔들기에 줌으로 당겨 봤는데

두분 모두 해산달이(?) 가까워 더이상 당겨 오질 않는다...ㅎㅎ

조용히 걷기만 하는 김 기주샘.....

카메라를 보자 씨익 웃으시며 손을 들어 보인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시간을 빼면 샘은

하루에 몇마디의 말씀을 하실까 참 궁금하다..

워낙에 말이 없으셔서....

 

 하얗게 핀 억새속으로 횐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라졌다...

 거망산 정상....

정상석이 받침대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스을쩍 얹혀져 있는지도 모르고

기댔다가 정상석이 넘어지려는 바람에 깜짝놀라 혼쭐이 났던 백합님...

 

왼쪽 위 모서리에 무언가를 가르키고 있는 손가락 저건 또 머꼬?...ㅎㅎ

요건 재미없는 산행기 읽느라 지루할텐데 횐님들끼리 손가락 주인

알아 맞추기 내기라도 하면서 막간을 이용해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사람들을 피해 찍다보니 우째 백합님을 한쪽 귀퉁이로 몰아 넣어놨네..

 단체 기념사진....

황석산에서 이곳까지 이렇게 찍사인 나를 포함해 14명이.....

뒤에 오는 횐님들은 지장골 갈림길이나 그 전 갈림길에서 하산을 하기도..

찍사로 단체사진에서 빠졌으니 난 걍 증명사진으로 대신... 

원래 코스는 여기서 은신처로 향해야 하지만 먼저 하산한 팀들과

시간이 너무 벌어질 것 같아 태장골로 내려서기로.....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 본 모습...

 

 태장골로 가는 길에 작은 애기공룡능선(?) ...ㅋㅋ

얕보지 마시길~ 바람때문에 잠깐 휘청했었다 그래두....

너무 빨리 내려왔나...

조금 늦추어 천천히 오라는 감산 대장님의 무전이 치지직~

그래서 낙엽을 덮고 있는 계곡에 앉아 여유를 가져본다.

굼불도 떼고 비타민도 공급하고 수분도 섭취하고 기타 등등...ㅎㅎ

무덤인지 흙이 쌓인건지 분간이 어려운 무덤가 평평한 돌위에 앉아

참 편안하다며 나더러 옆에 앉아 보라는 백합님 앞에는

구절초와 용담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언젠가 모 산악회를 따라 기백산 산행을 할때 와 보았던 사평을 지나고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내려가며 본 용추계곡의 용추사 입구 구름다리에서 백합님..

잎이 노랗게 물든 나무아래로 계곡은 여름이면 사람들로 넘쳐나겠네..

 

하늘,억새,바람.........

가을이 뚝뚝 떨어지던 오늘 하루가 조금씩 저물기 시작한다.

출처 : 마음으로 가슴으로
글쓴이 : 眞我 원글보기
메모 : 경북경주산악회 진아님이 작성한 산행기입니다.